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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애착불안이 만드는 예민함과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애착불안이 만드는 예민함

    애착은 단순히 심리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생물학적, 생리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애착하는 존재에게 다가가 얼굴을 마주치는 것만으로 자율신경계에는 변화가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심박측정기를 달아 관찰해보니 어머니가 없을 때 아이의 심장박동수는 급상승하는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와 떨어지면 교감신경이 과잉흥분하는 것을 보여준것입니다. 어머니와의 애착이 안정된 아이는 어머니가 다시 나타나면 심장박동수가 빠르게 떨어져 이내 차분해집니다. 그런데 애착이 불안정한 아이는 심장박동수가 안정되지 않고 더 뛰어오르기도 합니다. 어머니가 안도감을 주는 안전기지로서 가능하지 않은 경우 오히려 스트레스처럼 작용하는 것입니다. 학대받은 아이에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애착 유형인 '미해결형' 의 경우에도 어머니와 있을 때 교감신경이 계속 흥분해있었습니다. 언제 어떤 공격이 올지 몰라 계속 경계하고 있는 것입니다. 

    애착의 신기한 점 중 하나는 그 현상이 상호적이라는 것인데, 자율신경계에서도 그런 상호적인 현상이 관찰됩니다.

    애착이 안정된 관계에서는 어머니와 아이가 다시 만나면 아이의 심장박동수가 떨어지고 차분해지는데, 이때 어머니의 심장박동수도 같은 변화를 보입니다. 신기한 것은 다른 상황에서도 애착이 안정된 어머니와 아이는 같은 심장박동수의 변화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정서적으로 끊임없이 교류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반면에 애착이 불안정한 어머니와 아이는 이런 자율신경계의 동시성도 약해집니다. 어머니와 아이의 정서 상태가 달라서 자율신경계의 활동도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애착이 안정된 관계는 완벽하게 조율된 악기로 앙상블을 연주하는 것이고, 불안정한 관계는 조율 안 된 악기로 제각각 연주하는것과 같습니다. 

    애착불안의 경우 어머니와 아이 모두 위화감을 느끼겠지만, 그 상황을 어떻게 할 수 없는 아이에게 더 비극적일 것입니다. 

    아직 어린 아이에게 부모가 맞추려 노력하는 것만이 이 불행에서 벗어나는 방법인데, 부모는 자신이 어긋난 반응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

    애착이 안정된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자율신경계가 과잉 반응하지 않을 뿐더러 스트레스가 없어지면 빠르게 원래 상태로 돌아갑니다. 또 안전기지가 되어주는 사람에게서 위로를 얻는것으로 스트레스 내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자율신경계가 무너지는 지경까지 가지 않습니다. 

    반대로 불안정한 애착 유형인 사람은 스트레스 받으면 격한 정서반응이 일어나고, 당연히 자율신경계도 강하게 반응합니다. 애착을 맺은 존재와도 관계도 양가적(사람이나 사물, 또는 상황에 대해 서로 반대되는 감정과 태도, 경향성이 동시에 존재하는것)이 되기 쉬워서 의존하면서도 화를 내고 불만을 품습니다. 본래 가족이나 연인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해져야 하느데 오히려 흥분하거나 흐트러집니다. 불안형인 사람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나오고 스트레스도 오래갑니다. 

    단, 이 유형에 이점도 있습니다. 지나칠 만큼 사람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원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휘둘리기는 하지만, 일단 도움을 받기 쉽고 감정을 토해냄으로써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율신경계도 안정을 찾습니다. 한편 회피형 애착 유형인 사람은 냉정해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자율신경계가 과잉반응하지 않습니다. 이 유형은 표면적으로만 대응함으로써 감정적으로 휘둘리거나 자율신경계가 과잉반응하는 것을 피할 방법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유형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혈중 농도를 측정해보면 그 수치가 높습니다. 뇌와 몸은 이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또 자신이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면 자율신경계는 과잉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의견이 충돌할 경우 애착이 안정된 사람은 자율신경계에 영향이 거의 없는데, 회피형은 불안형만큼은 아니지만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긴장합니다. 

    즉, 언뜻 매사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회피형도 실제로는 스트레스에 강한 것이 아니라 표면적인 관여밖에 하지 않는 태도를 취함으로써 몸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앞장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회피적인 방어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아서 순식간에 스트레스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애착불안이 만드는 예민함과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다음번엔 더욱 흥미로운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